“‘당’보다 ‘나라’를 사랑한다. 국민을 위하는 해리스를 찍겠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소 5명의 공화당계 인사가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연설에 나설 것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특히 전당대회 둘째 날인 2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현직 대통령이었을 때 백악관 대변인과 트럼프 후보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비서실장 등을 지낸 스테퍼니 그리셤과 경합주 중 하나인 애리조나주 메사의 현직 시장이며 공화당 소속인 존 자일스 시장이 ‘해리스 지지’ 연설자로 나서 주목받았다.
그리셤 전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는 공감 능력, 도덕성, 진실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가 카메라 앞에서는 자신의 지지층을 높이 평가하지만 카메라가 꺼졌을 때는 이들을 ‘지하실 거주자(basement dweller·경제적으로 성공하지 못해 부모님 집 지하실에 사는 사람)’로 조롱한다고도 털어놨다.
그리셤 전 대변인은 2021년 1월 6일 트럼프 후보의 지지층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워싱턴 의회에 난입한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후보와 결별했다. 당시 멜라니아 여사의 비서실장이던 그는 ‘폭력 행위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자고 건의했고 멜라니아 여사가 거부하자 사임했다.
자일스 시장은 같은 날 연설에서 애리조나주가 지역구였고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보수 거두’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을 언급했다. ‘공화당의 어른’으로도 통했던 매케인 전 의원은 생전 극우 성향인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을 잘못된 길로 이끌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일스 시장은 “‘나의 영웅’ 매케인이 강조했듯 ‘당’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인물은 해리스 부통령”이라며 “트럼프는 공직의 기본도 모른다. 아이처럼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 외 2020년 대선 당시 경합주 조지아주의 부지사를 지낸 제프 덩컨 전 부지사, 애덤 킨징어 전 공화당 하원의원 등도 이번 전당대회 기간 중 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