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고물가 등에 따른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고용시장의 세부 지표가 연일 악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7만 명 증가하며 ‘역대 최고 고용률과 역대 최저 실업률’을 기록했다고 자평했지만, 실제로는 청년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질 낮은 일자리’에 쏠림 현상이 커지는 등 고용시장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나는 모습이다.
23일 본보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는 180만3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885만7000명)의 6.2%에 달했다. 1년 전(167만5000명)보다 12만8000명 증가했고 근로자 수와 비중 모두 7월 기준 역대 최대다.
질 낮은 일자리로의 취업은 급증한 반면에 양질의 일자리 취업자 수는 급감하고 있다. 지난달 주 36시간 이상 풀타임 근로자는 2158만7000명, 전체 취업자의 74.8%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9만4000명 줄면서 전체 취업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가 1년 전 대비 17만2000명 증가하며 고용률이 역대 최고인 63.3%로 올라서고 실업률도 역대 최저인 2.5%로 낮아졌다. 하지만 취업자 수 증가가 청년층과 고령층의 초단시간 일자리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주장하는 ‘고용 훈풍’은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