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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하자는 건지, TV토론 하자는 건지

Posted August. 26, 2024 09:16,   

Updated August. 26, 202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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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로 예정됐다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코로나 확진으로 연기된 여야 대표회담이 새 일정잡기와 의제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대표가 요구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호응하면서 일단 만나자는 데는 합의했지만, 한 대표가 회담 전체를 TV로 생중계하자고 제안하고 민주당이 거부감을 표시하며 실무협상이 멈춰섰다.

국민의힘은 평소처럼 비공개로 회담할 경우 합의 내용이 왜곡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며 생중계 형식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도 지난해 6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국민이 안 보는 곳에서 비공개로 만나 노력하는 척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TV토론을 제안한 사실이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은 생중계 형식의 회담은 현실적이지 않고, 전례도 없다는 입장이다. TV로 생중계되면 지지층을 더 의식할 수밖에 없어 양보를 통한 절충이라는 회담의 본질보다는 해오던 주장을 되풀이할 이벤트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엉켜버린 정치가 국정을 가로막는 때가 아니라면 회담 생중계는 고려 못할 것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한-이 대표가 일단 만나 대화의 물꼬를 트고 최소한의 접접이라도 찾는 게 중요한 때다. 여러 쟁점을 놓고 TV토론하듯 생각 차이를 명확히 보여주는 논쟁을 벌일 시점이 아니다.

한 대표는 조속한 회담개최에 걸림돌이 된 이 제안을 재고하길 바란다. 투명한 대표회담을 위해서든, 민주당 주장처럼 자신의 위상 강화를 위해서든, 때로는 1보 후퇴가 좋은 정치라는 걸 보여주는 유연함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2013년 김한길 대표나, 지난해 이재명 대표가 여당을 향해 생중계를 제안한 적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말만 오갔을 뿐 성사되지 않았었다.

여야의 1대1 대표회담은 2013년 황우여-김한길 회담이 마지막이었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둔 지금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투세, 전국민 1인당 25만 원 지급법안,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민생과 국가재정, 진실규명 요구가 많은 현안들이 쌓여 있다. 여야가 대표회담을 통해 이런 사안을 정리하려면 TV토론이란 형식에 얽매일 게 아니라 진솔한 만남 자체가 속히 성사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