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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창업자, 佛서 긴급체포…‘범죄 악용’ 방치 혐의

텔레그램 창업자, 佛서 긴급체포…‘범죄 악용’ 방치 혐의

Posted August. 26, 2024 09:19,   

Updated August. 26, 20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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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사용자가 9억 명이 넘고 보안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40·사진)가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긴급 체포됐다. 프랑스 당국은 텔레그램이 마약 밀매, 사이버 폭력, 테러 조장 등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데도 CEO인 두로프가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방송 TF1 등에 따르면 두로프는 이날 오후 8시경 개인 전용기를 타고 아제르바이잔에서 출발해 프랑스 파리 외곽의 르부르제 공항으로 입국하던 중 프랑스 미성년자 대상 범죄 단속 사무국(OFMIN)에 의해 체포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당국은 두로프를 사기, 마약 거래, 사이버 폭력, 조직 범죄 및 테러리즘 조장 등의 혐의에 대한 예비 조사 차원으로 체포했다. 특히 텔레그램을 통해 각종 범죄가 횡행하는데도 이를 억제하지 않고 있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출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은 한국에서도 성착취물을 제작·유통한 ‘N번방 사건’, 청소년 마약 유통 사건의 창구가 되는 등 광범위하게 악용되고 있지만 익명성을 철저하게 보장해 범죄 추적이 어려운 실정이다.

러시아 태생인 두로프는 2013년 형 니콜라이와 함께 텔레그램을 공동 창업했고, ‘러시아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주)’라는 별명을 얻었다. 언론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아 ‘은둔의 CEO’로도 불린다.

포브스에 따르면 두로프의 자산은 155억 달러(약 20조5995억 원)에 달한다. 그는 앞서 프콘탁테(VK)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창업했다가 우크라이나 등에서 반(反)러시아 시위에 참가한 VK 사용자 정보를 제출하라는 러시아 보안 기관의 요구를 거부하고 2014년 독일로 망명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프랑스, 카리브 제도의 세인트키츠네비스 등에서 시민권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 본사는 현재 UAE 두바이에 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