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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마약 운반책 늪에 빠진 20대들

Posted August. 28, 2024 09:29,   

Updated August. 28, 202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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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조직 말단에서 마약을 은닉, 배달하는 일에 20대 젊은이들이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드로퍼(Dropper·마약류 운반책)’라고 불리는데 최근 돈이 필요한 젊은층이 주로 몰리고 있다. 마약 조직은 이들의 신분증 등을 미리 받아둔 뒤 나중에 탈퇴하려 하면 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는 식으로 발목을 잡고 있다.

27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 등에서 ‘드로퍼’, ‘드롭퍼’, ‘드라퍼’ 등을 검색하자 관련 홍보 글들과 텔레그램 채널 주소들이 나열됐다. 이를 통해 채널에 접속하자 ‘드롭퍼 구인 월 2000 보장 가능. 신분 개빡세게 오픈(공개) 가능한 자 구인’ 등의 설명이 적힌 채널들이 여럿 나왔다.

취재팀이 ‘드로퍼를 하고 싶다’며 한 채널을 통해 말을 걸자 채널 운영자는 얼굴 사진,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각종 신상 서류를 ‘담보’로 요구했다. 이들은 지원자가 혹시 나중에 ‘드로퍼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할 경우 신상 정보를 ‘신상 박제 교도소’라고 불리는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한다고 협박해 일을 그만두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는 젊은층은 개인 정보를 거리낌 없이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매달 수천만 원 수익을 보장한다’는 거짓 홍보 문구에 속아 조직에 발을 들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드로퍼를 한 청년들이 손에 쥐는 돈은 마약 배달 건당 3만∼5만 원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한다. 불법이라 일을 할수록 위험 부담은 큰데 돈은 생각만큼 벌 수 없고, 조직을 탈퇴하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경찰에 검거된 마약류 공급 사범은 27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나 늘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