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자동차 회사는 올해 11월부터 배터리 제조사뿐 아니라 형태, 원료와 기술 등 주요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정부가 배터리 안전성을 사전에 인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는 내년 2월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10월로 앞당겨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8월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이후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커짐에 따라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전기차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전기차 배터리를 이루는 셀을 만든 제조사는 물론이고 형태, 주요 원료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현재는 배터리 용량, 정격전압, 최고 출력 정도만 알 수 있었다.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가 시행되면 전기차 제조사는 한국교통안전공단 검사소나 정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배터리 안전성능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배터리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의 두뇌로 불리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안전 기능도 강화한다. BMS 안전기능이 없는 구형 전기차에는 무료 설치를 추진하고, 올해 안에 BMS의 배터리 위험도 표준을 마련한다.
기존 건물에 대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전기차 주차구역·충전시설 확대(2%) 의무 이행은 여론 등을 고려해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