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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거대 석유기업 소송에 그린피스 파산 위기

美 거대 석유기업 소송에 그린피스 파산 위기

Posted September. 11, 2024 07:03,   

Updated September. 11, 202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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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 석유기업의 소송으로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r><br> 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석유기업 ‘에너지 트랜스퍼 파트너스(ETP)’가 그린피스를 상대로 제기한 3억 달러(약 4016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재판이 내년 2월부터 열릴 예정이다. 재판에 들어갈 비용을 마련하기 어렵고, 패할 경우 손해배상액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br><br> 이 소송은 2016년 ETP가 총 38억 달러(약 4조2000억 원)를 들여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아이오와, 일리노이 등 4개 주를 잇는 대형 송유관 건설 프로젝트 ‘다코타 액세스’에 착수하는 것을 계기로 제기됐다. 당시 송유관이 설치될 경우 이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 부족의 식수원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그린피스는 원주민 및 다른 환경단체들과 함께 9개월간 천막 농성 등을 벌였다. <br><br> 이 과정에서 당시 ETP의 켈시 워런 최고경영자(CEO)는 “원주민 부족이 아닌 그린피스가 배후에서 허위 정보를 퍼뜨리며 시위를 주동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그린피스는 ETP가 상대에게 재정 부담이나 정신적 압박을 가하는 게 목적인 ‘전략적 봉쇄 소송(SLAPP)’으로 환경단체를 공격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미국 연방법원은 ETP의 소송을 기각했지만, ETP는 굴하지 않고 다시 노스다코타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br><br> WSJ는 ‘극단적 승부욕’으로 유명한 워런 CEO의 성격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워런 CEO는 언론 인터뷰에서 “모두들 환경단체를 적으로 돌리기를 두려워하지만, 나는 이들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br><br>


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