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실체적 깨달음

Posted September. 11, 2024 07:02,   

Updated September. 11, 2024 07:02

日本語

육군 과학화 전투 훈련단에서는 레이저를 이용한 마일즈 장비로 모의 전투 훈련을 시행한다. 이 훈련 장비로 민간동호회를 대상으로 하는 경연대회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이 행사에 초청받아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다. <br><br> 와서 두 번 놀랐다. 젊은 예비역이나 특수부대 출신들이 주축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배 나온 아저씨들도 많고, 학생들도 있었다. 군대도 가보지 않은, 처음 참가했다는 중학생이 예비역 어른보다 더 의연하고 침착하게 전투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다.<br><br> 아무리 게임이라도 실총을 들고 공포탄을 쏘며 싸우는 전투라 참가자들이 항의하거나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현역 군인들도 이보다 더 통제를 잘 따르고 화기애애할 것 같지 않다고 느낄 정도로 그런 문제는 없었다.<br><br> 필자가 여기에 참가한 이유는 책으로는 다 알 수 없는 실전 분위기와 교훈을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이틀간 탄약 냄새를 맡으며 전장을 달려보고, 두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br><br> 첫째는 내가 알던 사실들의 확인이다. 역사학자들이 제일 많이 받는 빈정거림이 “당신 그 시대를 살아보기나 했어?” “전쟁터에 가 봤어?” “그거 직접 해 봤어?”라는 말이다. 이런 공격에 대해서 참 할 말이 많지만, 책에서 배우는 지식이라고 다 현실과 동떨어진 허상이 아니다. 이번에 그런 일체감을 수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br><br> 두 번째는 전장의 분위기와 병사의 심리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이다. 새로운 깨달음이란 꼭 모르던 사실을 아는 것이 아니다. ‘아무개는 거인이다’라는 추상적 정의를 키가 2m에 체중이 140kg이라는 실체적 모습으로 발견하는 것이다.<br><br> 진정한 지식은 실체적 지식이어야 한다. 추상성, 막연함으로 포장된 지식이 지금 우리 사회가 이분법과 극단적 비난, 선동, 내로남불이란 몰염치로 고통받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