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나를 두려워했다.”(도널드 트럼프)
“트럼프는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았고, 독재자들은 그를 조종할 수 있다.”(카멀라 해리스)
10일(현지 시간) 열린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북한에 대한 명확한 인식 차이를 나타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것을 비판했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임할 때 북한의 위협이 지금보다 덜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트럼프 후보는 비용 부담을 언급하며 빠른 종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방위비 인상을, 해리스 후보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동맹인 나토의 가치를 강조했다.
외교안보 분야 토론에서 선제공격을 날린 건 해리스 후보였다. 그는 “부통령으로서 전 세계를 다녔고 세계 지도자들은 트럼프를 비웃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후보는 “‘스트롱맨’이자 존경받는 세계 지도자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표현을 빌리겠다”며 “중국은 나를 두려워했고, 북한 역시 나를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라”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핵 위협이 더 커졌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가 독재자를 존경하고, 취임 첫날부터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트럼프 후보를 ‘독재자 지망생’으로 몰아갔다. 그는 또 “트럼프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은 것 역시 잘 알려져 있다”며 “독재자들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길 응원하는 건 아첨과 호의로 그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게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견해차도 분명했다. 트럼프 후보는 “당선되면 취임하기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을 끝내는 것이 미국에 가장 이익”이라며 “나토에서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었지만 내가 대통령이 되고 바뀌었다. 28개 국가가 방위비 분담금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낼 수 있다고 말하는 건 그가 전쟁을 포기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대통령이었다면 지금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에 앉아 있고 트럼프를 점심으로 먹어 치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