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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 잠재워라” 美금리 0.5%P ‘빅컷’

“R의 공포 잠재워라” 美금리 0.5%P ‘빅컷’

Posted September. 20, 2024 09:25,   

Updated September. 20, 202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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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를 잠재우기 위해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0.25%포인트 인하에 그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넘어선 조치다. 미국이 4년 6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하면서 조만간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미국의 기준금리를 4.75∼5.0%로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4년 6개월 만에 내려진 것이다. 연준은 2020년 3월 이후 0.25%(상단 기준)로 유지되고 있던 기준금리를 2022년 3월 0.5%로 올리기 시작해 2023년 7월 5.5%까지 인상했고, 이를 1년 2개월째 유지해 왔다.

당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할지, 아니면 0.5%포인트 인하해야 할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이날 연준이 0.5%포인트의 ‘빅컷’을 결정한 것은 최근 빠르게 냉각되고 있는 미 고용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경제 흐름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대담한 길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최근 2년여간 고수해 온 고금리 정책의 물줄기를 튼 셈이다.

연준은 이날 경제 전망 요약(SEP)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점으로 찍어 나타낸 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4.4%로 예상했다. 앞으로 남은 11월과 12월 FOMC 회의에서 0.5%포인트의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리면서 한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상당수 국가들이 경기 침체 우려에 맞서 금리 인하에 나선 데다 연준마저 빅컷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리 인하 속도전에서 한은만 뒤처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7월 처음으로 한미 금리 격차가 역전된 이후 최대 2.0%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금리 격차도 1.5%포인트로 좁혀졌다. 그만큼 자본 이탈 우려가 줄어들며 한은의 금리 인하 여력이 생긴 셈이다.

한은은 이날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의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도권 집값 급등과 가계부채 폭증은 여전히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게 하는 불안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