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는 인하 中-日은 동결… 금리 ‘각자도생의 길’로

美는 인하 中-日은 동결… 금리 ‘각자도생의 길’로

Posted September. 21, 2024 10:02,   

Updated September. 21, 2024 10:02

日本語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리며 ‘긴축 사이클 종료’의 신호탄을 쐈지만 각국 중앙은행들은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며 각자도생의 길에 나섰다. 연준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한 직후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이 잇달아 금리를 내렸지만 영국에 이어 일본과 중국 등은 기준금리를 묶어 뒀다. 일단 ‘숨 고르기’를 하며 시장을 엿보는 모습이다.

20일 중국 중앙은행 런민(人民)은행 또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35%, 5년 만기는 3.85%로 고수한다고 밝혔다. 올 7월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을 각각 0.1%포인트씩 낮췄지만 8, 9월 두 달 연속 동결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로 중국도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시장의 예측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전문가 39명 가운데 27명은 ‘중국이 이달 LPR을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국 금융권의 부실이 상당한 데다 6월 말 기준 중국 민간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역대 최저 수준인 1.54%를 기록한 점이 예상 밖 동결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로 NIM 수치가 더 낮아지면 금융권 부실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도 기준금리를 0.25% 동결했다. 일본은 3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 금리를 올려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났다. 넉 달 후인 7월에는 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금리 인상 후 8월 초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 시장이 요동친 데다,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타격받을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자 상황을 지켜본 뒤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도 19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연 5%로 유지하기로 했다.

당초 시장에선 미국의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금리 인하 속도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빅컷으로 인해 금리 인하가 자본 이탈이나, 자국 통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자국 금융시장의 부실 수준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각기 다른 짐을 짊어지고 있는 만큼 선택도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2년 전 세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맞서서 공격적으로 함께 금리를 올렸던 때에 비해 이번 인하 사이클에선 동조화가 덜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