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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상군 레바논 투입 배제 안해”… 헤즈볼라 “‘심판 전쟁’ 돌입”

이스라엘 “지상군 레바논 투입 배제 안해”… 헤즈볼라 “‘심판 전쟁’ 돌입”

Posted September. 24, 2024 09:01,   

Updated September. 24, 20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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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23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 등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조만간 레바논 전역에 자리 잡고 있는 헤즈볼라의 무기고 등도 추가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지상군을 레바논 영토에 투입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17, 18일 이스라엘이 무선호출기(삐삐)와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 연쇄 폭발로 헤즈볼라를 공격한 뒤 양측의 교전이 격렬해지면서 ‘지상군 투입’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가자지구에서 발발한 뒤 최대 규모로 격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3일 오전 6시 30분부터 레바논 남부 베카밸리, 중동부 바알베크 등을 공습했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1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레바논 국영 NNA통신 등이 전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공습 사실을 시인하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대규모 로켓 공격을 가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선제 공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가자지구 전쟁 발발 뒤 헤즈볼라의 공격 가능성을 피해 이스라엘 북부를 떠난 주민 수만 명을 안전하게 귀환시키려면 ‘레바논 영토에 지상군 투입’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헤즈볼라 무기고 등에 대한 추가 공격을 예고하며 “인근에 거주하는 (레바논) 민간인들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즉시 위험 지역에서 벗어나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 역시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헤즈볼라 2인자’ 나임 깟셈 부사령관은 22일 “이스라엘과의 ‘심판 전쟁’이라는 새로운 단계에 돌입했다. 모든 군사적 가능성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텔아비브, 예루살렘 다음으로 이스라엘에서 규모가 큰 제3도시인 하이파 인근의 군사 기지에 약 100발의 로켓 공격도 가했다. 하이파는 헤즈볼라가 과거 자주 공격했던 이스라엘 북부 골란고원보다 남쪽에 위치했다. 그간 북부 국경지대로 한정됐던 헤즈볼라의 공격이 이스라엘 주요 도시로 확대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수 있다. 이라크의 무장단체인 ‘이라크이슬람저항군(IRI)’ 또한 “무인기(드론)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올 7월 민주당의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후 사실상 권력 누수(레임덕)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이 강경 일변도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많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