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여, ‘차르’를 지켜주소서.”
러시아의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이 7일 0시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이다. 이날 72세 생일을 맞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을 제정 러시아 황제 ‘차르’에 비유하며 노골적으로 충성 맹세를 한 것이다. 두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정당하며 러시아 제국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 8일 열리는 옛 소련 국가 연합체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 참석차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한 중앙아시아 국가 주요 정상과 만나기로 했다. CIS는 1991년 옛 소련의 해체로 독립한 나라들이 결성한 친(親)러 협력체로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이 속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CIS,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지역안보 협의체 ‘상하이협력기구(SCO)’ 등을 통해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다극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0년부터 집권 중이며 올 5월 5번째 임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은 소련 붕괴 후 최장 집권 중인 러시아 지도자다. 헌법 개정을 통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길도 열어뒀다. 사실상의 종신 집권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6일 러시아군은 올 8월 6일부터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 중인 남부 쿠르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에 400명의 병력 손실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군 또한 5일 러시아가 무인기(드론), 미사일 등을 통해 수도 키이우, 제2 도시 하르키우, 흑해 요충항 오데사 등을 공습했지만 대부분 격퇴했다고 맞섰다.
뤼번 브레켈만스 네덜란드 국방장관은 6일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우크라이나 드론 전력 강화를 위해 4억 유로(약 59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지원을 약속했던 미국산 F-16 전투기의 첫 전달 또한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저격수’로 불릴 만큼 푸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전 총리 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신임 사무총장은 취임한 지 이틀 만인 3일 키이우를 찾아 나토의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