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제로 입학한 의대생 대부분은 정해진 9년 동안 지역 의료에 종사하고 일부는 그 후에도 남아 진료를 이어갑니다.”
15일 일본 나가사키현 고토시 후쿠에섬의 고토중앙병원. 이 병원의 마에다 다카히로 낙도의료연구소장은 “연구 결과 지역의사제가 지방 의료 살리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나왔다.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근거를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후쿠에섬은 나가사키시에서 고속선을 타고 1시간 반 가야 도착하는 인구 3만7000여 명의 작은 섬이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971개의 섬이 있는 나가사키현은 1970년대부터 지역의사제를 도입했다. 의대 6년간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일정 기간 낙도 등 지역 근무를 하도록 하는 제도다.
일본 정부는 지역의사제의 효과가 나가사키현 등에서 검증됐다고 보고 2008년 의대 정원을 점진적으로 늘리면서 동시에 전국에 지역의사제를 확대 적용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정원(9384명) 중 1770명(18.9%)이 지역의사제로 입학한 의대생들이다.
한국에서도 수년 전부터 지역의사제 도입 논의가 있었지만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의사들 반대로 진척되지 못했다. 올 초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위헌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정부는 지역의사제를 포기하고 ‘계약형 필수의사제’로 선회해 실효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일본에서 만난 의료 전문가들은 “의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지역 의료 공백을 해소할 수 없다”며 17년 동안 정원을 약 23% 늘리면서도 지역의사제를 통해 지역 의료를 살린 일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