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에 태어난 아기 수가 1년 전보다 6% 가까이 늘어나면서 두 달째 2만 명대를 이어갔다. 출산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결혼 건수도 같은 달 기준 1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8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연간 합계출산율이 올해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8월 출생아 수는 2만98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124명(5.9%) 늘어난 규모로, 같은 달 기준으로 2012년(2095명)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증가율로는 2010년(6.1%) 이후 가장 높다. 7월에도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1516명(7.9%) 늘어난 2만601명이었다.
8월 결혼 건수도 1만7527건으로 1년 전보다 2917건(20.0%) 증가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10년(2969건)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증가율로 따져보면 1981년 월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다. 통계청 관계자는 “출생아 수가 늘어난 건 지난해 기저효과에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결혼 증가세 덕분”이라며 “결혼의 경우 30대를 중심으로 늘고 있는데 정부의 결혼 장려 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생아 수가 두 달 연속으로 전년 대비 1000명 넘는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올해는 연간 합계출산율이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합계출산율이 0.74명으로 반등한 뒤 2026년에는 0.77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0.72명까지 8년 연속으로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 0.76명, 2분기 0.71명을 이어가고 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합계출산율를 계산할 때 분모에 해당하는 15∼49세 여성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1970년대생들이 점차 빠져나가면서 출산율 자체는 앞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태어나는 아기 수의 절대적인 규모는 여전히 적은 상황이고 최근의 반등도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인구 자체가 늘어난 데 따른 ‘착시’도 있어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출생아 수가 두 달째 크게 늘었지만 이 정도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합계출산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