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선희 외무상(장관급)이 전날(28일) 러시아 공식 방문을 위해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최선희가 전날 러시아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앞서 18일 국정원이 북한이 러시아로 대규모 파병한 사실을 처음 공식 확인한 후, 북한 매체가 고위급 당국자의 방러 사실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 외무상의 러시아 공개 방문은 앞서 16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브릭스 여성포럼’ 등에 연사로 참석한 뒤 42일 만이다.
북-러 협력의 중심에서 활동해온 최선희는 최근 북한 내 위상이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측근이자 ‘실세 장관’으로 자리 잡은 최선희가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를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를 찾았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국정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최선희의 방러에 대해 “고위급 채널을 통한 추가 파병, 반대급부 등 후속 협의를 했던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북-러 간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도 조율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최선희가 이번에 정상회담 일정 등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25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에 대해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는 우리 이웃이며 가능한 모든 영역에서 강한 연대를 발전시키고 있다”며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기고문에서 “북한군 파병은 러시아가 ‘핵비확산 체제’를 무너뜨리는 기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방공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잠수함 개발을 공언해왔다면서 이같이 밝힌 것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