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임기반환점(10일)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받는 20%대가 무너진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임기 말에나 나타나는 10%대 추락이 벌써 나왔다. 윤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지율 하락을 멈출 수 없다”며 들끓는 분위기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임기 중 최저치인 19%로 나타났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도 72%로 최고치였다.
특히 이날 조사에 따르면 보수의 핵심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주 26%보다 8%포인트 떨어진 18%로 조사돼 보수 민심에서도 이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국 평균보다 1%포인트 낮은 수치다. TK 지역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1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여당의 총선 참패 뒤 조사(4월 26일) 때 지지율인 25%보다 낮다
TK 지역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부산·경남(PK),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 60대 등에서 모두 국정 운영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PK 지역은 지난주(27%)보다 5%포인트 하락한 22%를 기록했고, 60대 이상 응답자들도 전주보다 7%포인트 낮은 24%만이 긍정 평가했다. 정치 성향이 보수라고 응답한 이들도 33%로 지난주(40%)보다 7%포인트 낮았으며,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들도 전주보다 4%포인트 떨어진 44%였다.
지지율 하락에는 조사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에서 공개한 윤 대통령과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 명태균 씨 간 통화 육성 공개가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은 “그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지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핵심 지지층이 모두 빠져나가는 게 확인되고 있는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진솔하게 설명하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해야만 지지율 하락세를 그나마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채우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