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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민생난이 불러일으킨 美 ‘정권 심판론’

고물가·민생난이 불러일으킨 美 ‘정권 심판론’

Posted November. 08, 2024 08:59,   

Updated November. 08, 202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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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결정적 원인으로 고물가로 인한 경제난이 꼽힌다. 함께 이슈가 된 불법 이민 문제도 결국 미국 서민층의 일자리와 직결된 경제 사안이다. 민생을 돌보지 못한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승패를 가른 셈이다.

미 CNN의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투표자의 58%는 조 바이든 정부의 직무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해 40%인 ‘지지한다’보다 현저히 높았다. 또 22%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53%는 ‘중간 정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해 고물가로 고통받았다는 응답이 75%나 됐다. 경제 상황이 4년 전보다 나아졌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바이든 정부 기간 중 1980년 2차 오일쇼크 이후 40여년 만에 최악의 고물가를 겪은 미국 유권자들이 사실상 정권 심판에 나선 셈이다.

“4년 간 살림살이가 나아졌나”라는 트럼프의 구호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 히스패닉 남성 ‘블루칼라’까지 파고들었다. 일자리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은 “불법 이민자들이 당신 일자리를 뺏어갈 것”이란 메시지에도 공감했다. 명확한 경제 비전을 제시 못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보다는 트럼프가 경제정책을 더 잘 펼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이번 대선 결과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밥상·외식 물가는 22∼3년 전보다 수십%씩 올랐다. 고금리 시대를 겪으며 빚이 준 선진국 가계와 달리 한국의 중산층은 폭증한 빚과 이자로 소비여력이 고갈돼가고 있다. 여야 정치권이 정쟁에 빠져 민생문제를 팽개치면 유권자로부터 심판을 받는 날이 반드시 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