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 비서실장과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등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모두 플로리다주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7일 임명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플로리다주 론 디샌티스 주지사와 릭 스콧 전 주지사의 선거운동을 담당했었고, 11일 각각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 역시 플로리다주가 선거구다. 루비오 의원과 왈츠 의원은 플로리다주에서 태어났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1일 “플로리다가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위한 인력 파견 기관이 됐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정치 활동을 하며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를 사실상 본부처럼 활용해 온 것을 ‘플로리다파의 급부상’ 이유 중 하나로 분석했다.
게다가 폴리티코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정부 고위 관료 중 ‘트럼프 1기 행정부’에 몸 담았던 인물이 많다. 플로리다주 로비스트 슬레이터 베일리스는 “제이슨 웨이다 플로리다주 보건장관을 포함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활동하다 물러난 뒤 플로리다주로 온 이가 많다”며 “이들이 자연스레 2기 행정부에 재발탁되고 플로리다주에서 함께 일했던 다른 관료들을 추천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대선 중 트럼프 캠프의 재무국장, 정치국장, 선임고문 등으로 활동한 인사들 중에도 플로리다주 출신이 많았다.
플로리다주가 최근 몇년간 ‘문화 전쟁’의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보수 정부의 상징이 된 점도 트럼프 당선인 측근과 공화당 인사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로 여겨질 수 있다. 2022년 플로리다 주정부는 교실 내 성소수자 관련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당시 플로리다주에 대형 테마파크 등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가 주정부를 비판해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플로리다 주정부의 보수 성향 교육 관료들을 트럼프 당선인이 향후 연방 교육정책 담당자로 기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전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