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30대 여성, 7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나

Posted November. 14, 2024 09:07,   

Updated November. 14, 2024 09:07

日本語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여성이 장기 기증을 통해 7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이미정 씨(37·사진)가 지난달 15일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에서 심장, 폐, 간, 좌우 신장과 좌우 안구를 기증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씨는 올해 7월 1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뇌사상태에 빠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가족들은 “삶의 마지막 순간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 씨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항상 먼저 다가가는 따뜻한 성격이었다. 고객센터에서 팀장으로 일할 때는 신입 직원이나 육아휴직을 마치고 돌아온 동료를 살뜰하게 챙겼고 감사하다는 편지도 자주 받았다고 한다. 과거 잠시 동물병원에서 일할 때 앞이 안 보여 안락사를 앞둔 강아지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집으로 데려와 기르기도 했다.

어머니 이제순 씨는 “딸을 다시 볼 순 없지만 어디선가 함께 살아 숨 쉰다고 생각하며 살 것”이라며 “딸이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자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며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기증을 결심해 준 기증자 가족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