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회담을 가진 건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한 지 2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관세 폭탄 등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이 한국에 손을 내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페루 리마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협력과 문화, 인적 교류 활성화 방안, 한반도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계기 시 주석의 방한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뒤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당선인 재집권과 북한의 러시아 파병 및 우크라이나군과의 교전 상황에서 이뤄졌다. 중국은 최근 내년 말까지 한국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 정책을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하는 등 한국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계기로 추진했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은 어려울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의 많은 우방국이 사전 회동의 가능성을 타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트럼프 캠프 측은 내년 1월 20일 취임 전까지 공식적인 의미에서의 해외 정상과의 회동에 대해서는 상당히 어려운 입장이라는 것을 계속 밝혀 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가질 예정이다.한국이 제안했던 한미일 3국 협력 사무국 설치 등 한미일 협력을 안정적으로 제도화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달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가진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이어 16일 두 번째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