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부 장쑤(江蘇)성 이싱(宜興)시의 한 직업학교에서 재학생 쑤모 씨(21)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8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11일 중국 광둥성 주하이의 한 체육시설에 60대 남성이 고의로 차를 몰고 돌진해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닷새 만에 또다시 흉악 범죄가 벌어진 것이다. AP통신은 최근 중국에서 대중을 상대로 한 무차별 범죄가 자주 발생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6일 이싱시 공안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반경 쑤 씨는 자신이 다니던 우시예술기술직업학교에 찾아가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둘렀다. 현장에서 체포된 쑤 씨는 열악한 노동 환경과 불합리한 학교 행정 등 중국 사회에 대한 불만이 범행 동기라고 공안 당국에 진술했다. 또 최근 졸업시험에서 떨어진 것도 범행 동기 중 하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쑤 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가 한때 유포되기도 했다. 실제로 쑤 씨가 작성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유서 작성자는 “공장이 의도적으로 자행한 임금 및 사회보험 체납, 추가 수당 미지급 등의 불공정 관행을 폭로하겠다”며 “나의 죽음으로 공장이 잔혹하게 노동자를 짜내고 착취하는 현실이 바뀌기를 희망한다”고 적었다. 학교에 대해서도 “악의를 품고 나의 졸업을 막았다. 내가 느낀 치욕을 씻겠다”고 주장했다.
그간 중국 정부는 대형 범죄가 드문 안전한 사회를 중요한 성과로 강조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선 이례적으로 흉악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6월과 9월엔 학생들의 등·하굣길을 겨냥한 피습 사건이 2차례 벌어졌고, 9월 상하이의 한 마트에선 칼부림 난동으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로이터통신은 “연이은 무차별 피습 사건 용의자들의 공통점은 경제적 불안에 시달렸다는 점”이라며 “중국 경제가 둔화하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윤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