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북한산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서방 부품이 대거 사용된 정황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해당 제품이 복제품일 가능성도 있으나 중국을 통해 북한에 반입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23일(현지 시간) CNN방송은 우크라이나 정부 산하 키이우 포렌식 전문 과학연구소(KSRIFE) 분석을 인용해 북한제 KN-23의 핵심 부품 대부분이 서방제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KN-23은 서방 부품을 사용해 미사일의 핵심 구성 요소인 유도 장치와 추진 장치를 만들었다. KSRIF 관계자는 “KN-23은 외국산 부품을 빼면 사실상 깡통”이라며 “북한산 부품은 금속 기체뿐”이라고 북한 기술력의 한계를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들도 KN-23에 사용된 부품의 약 70%가 미국산이고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와 캐나다 제품도 사용됐다고 CNN에 밝혔다.
전문가들은 서방제 부품이 제재를 뚫고 북한에 반입된 경로가 불분명하나 중국을 거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무기감시단체인 분쟁군비연구소(CAR)는 “추적에 성공한 일부 부품은 중국 업체가 해당 부품을 구입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중국 업체가 서방 부품을 위조해 북한에 넘겼을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KN-23은 올 8월경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때 사용하고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올해 러시아가 사용한 탄도미사일의 30.9%가 이 기종일 정도로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 공격에 대거 투입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KN-23 등 북한제 무기를 사용한 공격으로 올 들어 28명이 숨지고 213명이 다쳤다.
이지윤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