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재계 “경영 불확실성 커지는데 상법 개정 걱정”

재계 “경영 불확실성 커지는데 상법 개정 걱정”

Posted November. 30, 2024 08:53,   

Updated November. 30, 2024 08:53

日本語

“상법 개정은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안 되며 오히려 기업 성장을 훼손시킵니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계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최근 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호소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기업 활동에 새로운 제약들이 생겨 경영 활동이 크게 위축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TF’는 이날 대한상의에서 경제계와의 간담회를 열고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와 제안사항들을 청취했다. 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 의원 11명이 참석했고 경제계에서는 경제단체 7곳과 기업 7곳 등 14명이 참석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인사말에서 “갈수록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첨단산업은 물론이고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많고 상법 개정에 대한 걱정도 크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오전 10시 50분에 시작해 1시간 동안 진행하기로 했으나 예정 시간을 40분 넘겨 낮 12시 30분에 마쳤다. 민주당 측은 “7개 기업, 7개 단체에서 각각 준비한 내용들을 제한 시간 없이 들으며 길어졌다”고 전했다.

참석 기업인들은 이사 충실 의무가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까지 확대되면 기업들의 상장 유인이 줄어 오히려 주식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기업 성장을 위한 의사결정과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10년이 걸리는데 이사 임기는 3년에 그쳐 근시안적 결정이 남발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상장사 86%를 차지하는 중견·중소기업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견기업만 해도 법무조직을 갖춘 곳이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중소기업은 회사 대표이사가 거의 모든 경영관리를 하기 때문에 바뀐 제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소송 남발로 기업 경영이 법원에 묶이게 되는 상황과 배임죄 폐지의 필요성 등이 논의됐다.

이날 간담회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를 배제하고 7개 단체만 참석해 진행한 데 대한 논란도 일었다. 한경협은 경제 8단체 중 상법 개정안에 대해 가장 강하게 우려를 제기했던 단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경제계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데 특정 단체를 빼고 진행하며 의미가 퇴색됐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경제계 전반의 의견을 듣는데 한경협이 빠진다고 해서 지장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