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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앞 ‘워룸’ 차리는 기업들

Posted December. 02, 2024 08:30,   

Updated December. 02, 20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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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현지 시간) 취임을 앞두고 ‘미 우선주의’ 경제 정책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비하려는 국내외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정계와 한미 재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기업들의 워싱턴 사무실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인사 영입과 각종 전략 마련 등으로 ‘워룸(war room·전시 상황실)’을 방불케 하는 긴박감이 넘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경우 그간 워싱턴의 ‘대관 라인’을 적극 강화해온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뿐 아니라 SK그룹과 포스코그룹 등도 최근 관련 인력과 조직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또 다른 대기업들로도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올 초 미국에 만든 통합 대외협력법인 ‘SK아메리카스’의 부사장으로 전 미 상원 재정위원회 국제무역 고문이자 미 무역대표부(USTR) 부비서실장을 지낸 폴 딜레이니를 최근 영입했다. 딜레이니 신임 부사장은 20년 넘게 미 재계에서 국제 무역과 투자, 공급망 및 규제 전략 등을 조언해온 인물이다. 앞으로 SK그룹의 북미 대관 총괄 업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도 최근 워싱턴 전략자문 기업인 ‘아메리칸 글로벌 스트래티지스(AGS)’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트럼프 2기 대응에 나섰다. AGS는 트럼프 1기 핵심 참모 중 하나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알렉산더 그레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이 설립한 정치 및 전략 컨설팅사다. 트럼프 1기에서 활동했던 앨리슨 후커 전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도 수석부사장으로 포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관련 인맥을 파악해 대처할 라인업을 구축하는 게 급선무”라며 “정책 동향을 파악해 사업 계획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각국 정상들도 트럼프 차기 행정부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달 29일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 캐나다의 대(對)미 무역흑자 해소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25일 불법 이민과 마약 유입 차단 조치가 미흡하다며 취임 첫날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지 나흘 만에 열렸다. 캐나다 일각에선 보복관세 대응 주장도 나왔지만,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한 뒤 곧장 사저를 찾는 등 우호 관계 형성에 나섰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국협의체 브릭스(BRICS)에도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그는 “새로운 브릭스 통화를 만들거나 다른 통화로 미국 달러화를 대체하려 시도하지 않겠단 약속을 요구한다”며 “따르지 않으면 100%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했다.


임우선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