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인 11%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역대 최고치인 85%까지 올랐다. 비상계엄 선포 사태 10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남아 있는 10%대 지지층 여론을 자극하기 위해 전날 ‘궤변’ 담화를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한국갤럽이 10∼12일에 실시한 12월 첫 주 여론조사 결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지난주 비상계엄 선포 전 조사보다는 5%포인트, 선포 직후보다는 2%포인트 하락한 11%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도 지난주 계엄 사태 직후보다 5%포인트 오른 85%로 치솟았다. 부정평가 요인으로는 ‘비상계엄 사태’(49%)가 절반 가까이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추락세 속에서도 한 자릿수로 떨어지지 않은 배경에는 극우·일부 보수층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도 이를 염두에 두고 이들 여론을 자극해 집단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합리화하고 계엄 이유를 야당 탓으로 돌리는 담화를 내놓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야당이 비상계엄 사태를 ‘내란죄’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이번 갤럽 조사에선 71%의 응답자가 계엄 사태는 ‘내란’이라고 답했다. 보수 핵심 기반이라고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도 51%가 계엄 사태는 내란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68%는 ‘내란이 아니다’라고 응답했고, 70대 이상 연령층과 보수층에서는 양론이 비슷하게 갈렸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자 75%가 탄핵 찬성에 의견을 표했고, 반대는 21%로 나타났다. TK 지역에서도 탄핵 찬성이 62%였다.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에 불참했던 국민의힘 지지도는 지난주보다 3%포인트 하락한 24%로 현 정부 출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포인트 상승한 40%로 현 정부 출범 후 최고치를 보이면서 국민의힘과의 격차를 16%포인트 벌렸다.
비상계엄 사태 수습 국면에서의 중요 인물 신뢰도를 물은 결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5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41%), 한덕수 국무총리(21%),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15%) 등 순이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