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에서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세입자가 살던 집을 경매에서 직접 낙찰받는 ‘셀프 낙찰’ 사례가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서 경매에 나온 주거시설을 세입자가 낙찰받은 사례는 총 878건이었다. 지난해 전체(427건)보다 105.6% 많다.
전세보증금이 집값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깡통전세’인 경우, 집주인이 전세금을 떼먹은 전세사기인 경우에는 경매에서 여러 차례 유찰되는 경우가 많다. 세입자가 선순위권자로 설정돼 있으면 낙찰받은 사람이 세입자 보증금까지 변제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경매가 여러 차례 유찰되면 세입자 입장에선 전세보증금을 건지기 어려울 수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셀프 낙찰을 받는 것이다.
셀프 낙찰은 전세사기 문제가 불거지며 빠르게 늘었다. 수도권에서 2021년 223건, 2022년 271건에서 지난해 427건으로 급증했다. 지역별로 올해 서울이 509건(58.0%)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는 276건(31.4%), 인천은 93건(10.6%)이다. 지지옥션 측은 “빌라 매매 가격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세입자가 살던 집을 경매에서 낙찰받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