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붐과 주식시장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해 세계 500대 부호의 순자산이 9조8000억 달러(약 1경4423조 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독일 일본 호주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기준으로 세계 500대 부자들의 순자산 합계가 9조8000억 달러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11일 기준 10조1000억 달러(약 1경4865조 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지난해 이들의 순자산 증가액은 총 1조5000억 달러(약 2207조 원)로, 이 중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미국 테크업계 부호 8명의 비중이 43%에 달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머스크의 자산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머스크의 순자산은 4320억 달러(약 635조 원)로, 2023년 말에 비해 2030억 달러(약 298조 원) 늘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2390억 달러·약 351조 원), 3위는 저커버그(2070억 달러·약 304조 원), 4위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1920억 달러·약 282조 원) 순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순자산은 전년 대비 109% 늘어난 64억7000만 달러(약 9조5000억 원)로 471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자산 증가는 트럼프미디어의 주가 상승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인사 중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84억6000만 달러(약 12조4000억 원)로 331위,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71억6000만 달러(약 10조5000억 원)로 408위였다.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1년간 32.23% 하락하면서 이 회장의 순자산은 14억2000만 달러(약 2조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