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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동상 서대문독립공원에 세운다

유관순 열사 동상 서대문독립공원에 세운다

Posted February. 28, 2020 08:10,   

Updated February. 28, 20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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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 전 조국의 독립을 부르짖다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옥사한 유관순 열사를 기리는 동상이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 세워진다. 서대문독립공원은 옛 서대문형무소 자리다. 1919년 5월부터 이듬해 9월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유관순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던 곳이기도 하다.

 27일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에 따르면 5월 서대문독립공원에는 높이 3.2m의 유 열사 동상이 세워진다. 김행신, 김대길 전남대 예술대학 교수가 제작에 참여했다. 원래 원로 조각가인 김행신 교수가 작업을 주도했으나, 지난해 김 교수가 별세한 뒤 제자인 김대길 교수가 이어받았다.

 동상은 유 열사가 오른손에 태극기를 높이 들고 흔드는 모습을 구현했다. 17세 소녀라고는 믿기지 않는, 담담하면서도 비장한 표정은 서슬 퍼런 당시 상황과 독립을 향한 그의 의지를 보여준다. 동상 비문에는 “우리나라를 위해 독립 만세를 부른 것도 죄가 되느냐! 너희들은 나에게 죄를 줄 권리가 없고 나는 너희 왜놈들에게 재판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유 열사의 어록과 약력이 한국어와 영어로 나란히 새겨진다.

 기념사업회는 5월 20일 제막식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은 유 열사가 서대문형무소에 처음 수감된 날이다. 유 열사는 일제의 끔찍한 고문에 시달리다 1920년 9월 28일 숨을 거뒀다. 옥중에서도 만세운동을 이어가는 등 독립을 향한 그의 의지는 마지막까지 꺾이지 않았다.

 현재 서울에는 서대문구 이화여고와 중구 장충동에 유 열사의 동상이 있다. 기념사업회는 유관순 순국 100주년을 맞는 올해, 동상 제작을 통해 우리 민족의 아픔을 기억하고 독립운동가 유관순의 숭고한 업적을 기리려 한다. 지난해부터 서울시, 서대문구와 함께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재원 마련은 아직도 쉽지 않다. 현재 확보된 기념사업회의 자체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예산 편성이 마무리돼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기념사업회는 유 열사의 고향인 충남도와 천안시에도 협조를 부탁했다. 류정우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은 “유관순 열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일인 만큼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에 계속해서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서대문구는 다음 달 1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기념행사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하기로 했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도 1985년부터 한 번도 쉬지 않았던 기념행사를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강승현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