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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비상… 자본 유출 막을 ‘방파제’ 한미통화스와프 급하다

환율 비상… 자본 유출 막을 ‘방파제’ 한미통화스와프 급하다

Posted May. 14, 2022 08:40,   

Updated May. 14, 202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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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인플레이션 충격에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보다 속도를 낼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은 국내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 금융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약 13년 전인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돌아갔다. 한미 금리역전까지 예상되면서 심리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선이라는 13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이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15조 원을 넘어섰다. 외국인의 채권 투자 규모도 석 달 새 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미국의 급격한 긴축에 따른 주변국 화폐가치 하락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이 모두 겪는 현상이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원화의 국제경쟁력이 취약해 외환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잠재한다. 원화가치가 급락하면 원유와 원자재 등 수입물가 부담이 커져 국내 인플레이션도 한 층 자극하게 된다.

 지금이 외환위기를 우려할 정도의 위기상황은 아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 미리 안전판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미국의 긴축에 금리인상만으로 대응하기엔 장기 경기침체 국면에서 한계가 있다.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를 성사시켜야 하는 이유다.

 한미통화스와프는 위기 때 원화를 미국에 맡기고 그만큼의 달러를 빌려오는 제도다.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에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셈이다. 규모와 관계없이 상징성만으로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크다. 한국은 2008년 미국과 300억 달러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겼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났던 2020년 3월에도 600억 달러 한도로 체결했다가 작년 말 종료됐다.

 미국은 금융허브 국가인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과만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나머지 국가에 대해선 위기 때만 한시적으로 맺고 있어 이번에도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지금 한미 동맹은 군사 동맹을 넘어서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구축 등 포괄적 경제·안보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에 요구할 건 요구해야 한다. 이참에 최소한 준(準) 상설 통화스와프가 성사된다면 한국의 금융시장 안정성이 크게 강화되고 미국에게도 플러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