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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적작용에 한강 밤섬 57년새 6.5배 커졌다

Posted May. 11, 2023 07:39,   

Updated May. 11, 202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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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의 무인도 밤섬의 면적이 5년 전보다 8600㎡가량 증가하면서 30만 ㎡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개발 과정에서 폭파돼 사라졌지만 한강의 퇴적 작용으로 다시 생겨 폭파 전 면적의 6.5배까지 넓어진 것이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최근 드론을 활용해 측량한 결과 밤섬의 면적은 29만3012㎡(약 8만8600평)로 파악됐다. 1966년 항공사진으로 처음 측정한 면적(4만5684㎡)의 약 6.5배로 축구장 면적 41개에 해당한다.

여의도 인근에 있는 밤섬은 과거 주민들이 약초를 기르며 살던 유인도였다. 하지만 박정희 정부가 한강 개발을 시작하면서 한강의 유속을 빠르게 하기 위해 1968년 2월 밤섬을 폭파시켰다. 주민 443명은 마포구 와우산 기슭으로 이주했다. 폭파된 밤섬의 토사는 여의도 둑을 쌓는 데 활용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한강의 퇴적 작용이 반복되면서 밤섬은 자연의 힘으로 부활했다. 또 한강 개발로 유역이 정비되고 유량과 퇴적량이 늘면서 면적도 지속적으로 커졌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5년마다 밤섬의 면적을 측정하고 있는데 면적은 27만9531㎡(2013년), 28만4381㎡(2018년), 29만3012㎡(2023년) 등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밤섬은 도심 속에선 보기 드문 철새 도래지가 됐고 2012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돼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영화 ‘김씨 표류기’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밤섬이 계속 커질 경우 습지로서의 가치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공학과 교수는 “밤섬이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건 물새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라며 “퇴적 작용이 반복되며 내부 호수가 사라지고 물길도 모래에 덮이고 있는 만큼 인간이 개입해 소규모 습지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밤섬이 너무 커지면 한강 유속이 빨라지며 치수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밤섬 내 물길 복원 필요성 등에 대해선 조만간 연구 용역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혜진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