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모양의 백제 은제 관식(冠飾·관모에 부착하는 장식)이 전남 나주시 송제리 고분에서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임승경)는 송제리 고분을 조사한 결과 풀잎 모양의 은제 관식을 비롯해 은제 허리띠 장식, 청동 잔, 등자(등子·발걸이)와 말다래(말 옆구리에 늘어뜨리는 네모난 부속) 고정구, 호박으로 만든 관옥 등이 나왔다고 밝혔다. 송제리 고분은 이미 도굴된 상태로 1987년 세상에 알려졌다.
관식은 백제 고위관료가 착용했으며, 지배층 고분에서 주로 나온다. 기존에는 은으로 만든 꽃봉오리 모양의 은화(銀花) 관식이 주로 발견됐다. 이번에 출토된 풀잎 모양 관식은 백제가 웅진에서 사비로 천도한 때를 전후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함께 출토된 청동 잔과 호박옥 등은 공주 무령왕릉 출토품과 형태가 같고, 관에 쓴 못은 대가리를 은으로 감싼 것으로 백제 고위층의 무덤에서 주로 나오는 것이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출토된 유물로 보아 송제리 고분의 주인공은 백제 성왕(523∼554) 시절 왕실 인물로 추정된다”며 “무덤이 영산강 유역의 중심지에서 꽤 떨어진 이유를 해명하는 게 과제”라고 밝혔다.
조종엽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