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 출신 원로 정치인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현 일본 정치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전쟁 말기와 닮았다”며 쓴소리를 했다.
고가 마코토(古賀誠·79) 전 자민당 간사장은 12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1강 체제인 현 정치에 대해 “논의가 사라져 전쟁 말기와 똑같다”며 “어떤 사람(아베 총리)이 말하면 전부 찬성하고 아무것도 비판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는 “권력은 감추어야 하고 휘둘러선 안 된다”며 “(현 정치를 보면) 언젠가 왔던 길로 돌아가는 듯한 두려움을 항상 갖고 있다”고도 했다. ‘언젠가 왔던 길’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지만 일본이 일으킨 전쟁 말기의 불통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의원 10선 경력의 그는 2012년 정계를 은퇴했다. 그가 2세일 때 부친은 태평양전쟁에 징집됐다가 사망했다. 전쟁의 슬픔을 잘 알기에 그는 전쟁 포기를 선언한 평화헌법 9조를 ‘세계 유산’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그는 도쿄신문 인터뷰에서도 “일본은 74년간 전쟁에 휩쓸리지 않았다. (헌법 9조엔) 세계의 많은 나라에 폐를 끼쳤다는 겸허한 마음도 포함돼 있다”며 “전쟁으로 나아가는 조그만 구멍이라도 뚫리는 것에 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