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5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국제 정세는 일방주의와 강권정치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양국은 기본적인 국제 규칙을 잘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30분간 문 대통령을 접견하고 “중한(한중) 양국은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다자주의, 자유무역을 수호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대중 압박에 거리를 두고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왕 부장은 이에 앞서 열린 한중 우호 오찬회에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만든 것”이라며 “서로의 핵심적인 사항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전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 결과에 대해 “일련의 새로운 공동 인식을 도출했다”며 “내년 양국 간의 고위급 교류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다. 양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내년 초 방한과 함께 내년 1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프로세스가 중대한 기로를 맞이하고 있다”며 “새로운 한반도 시대가 열릴 때까지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무산 위기에 처한 북-미 비핵화 대화에 대한 중국의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 · 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