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비하 논란 트럼프, 잡스 미망인에 화살

　참전용사 비하 논란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최초로 보도한 시사매체 애틀랜틱의 주요 주주 겸 애플 창업주 고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런 파월 잡스(57·사진)를 비난했다. 제프리 골드버그 애틀랜틱 편집장은 “이전 보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곧 추가 보도를 하겠다”며 대통령에게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위터에 “잡스는 아내가 유산을 망해가는 급진좌파 잡지에 낭비하는 게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이라며 “사기꾼 골드버그가 운영하는 이 잡지는 가짜뉴스와 증오를 뿜어낸다”고 썼다. 이어 “그(로런)에게 전화하고 글을 써서 당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알게 하라”고 주장해 지지자를 상대로 사실상 로런을 공격할 것을 촉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로런은 포브스 기준 216억 달러(약 26조 원)를 지닌 세계 6위의 여성 부호다. 2016년 대선에서 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직간접으로 6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올해 대선에서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최소 50만 달러를 내놨다. 3년 전 애틀랜틱 지분을 인수했으나 정확한 규모와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애틀랜틱은 1857년 랠프 에머슨,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등 대표 지식인이 설립했고 ‘톰 소여의 모험’ 등을 쓴 마크 트웨인의 작품을 게재하며 유명해졌다. 1년에 10번 발행되며 2018년 발행 부수는 약 48만 부다. 로런은 지분 인수 당시 인터뷰에서 “만인에게 평등을 가져다주는 애틀랜틱의 기존 가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며칠 혹은 몇 주 안에 더 많은 보도가 나오고 더 많은 확인이 이뤄질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겁먹지 않고 우리 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