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경찰이나 교통안전요원이 보내는 수신호와 지시봉 신호를 모은 세계 최대 규모의 수신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에서 수신호와 지시봉 신호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데 사용된다. 자율주행차가 돌발 상황에 더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구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2018년부터 약 4년간 신호등처럼 위치 변화가 없는 정적인 도로 위 물체와, 보행자나 경찰관 등 움직이는 사람이나 사물을 검출하는 자율주행차용 DB를 세계 최대 규모로 구축했다고 6일 밝혔다.
자율주행차는 카메라나 라이다(빛 레이다) 센서 등을 이용해 수집한 정보와 도로 위 상황을 담은 이미지 및 영상 DB를 비교하며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운행한다. 연구진이 이번에 구축한 교통 수신호 DB는 이런 도로 위 사물과 사람을 검출하기 위한 도로 주행 이미지 10만 장, 보행자와 경찰관 추적을 위한 이미지 20만 장, 경찰과 교통안전요원의 지시봉과 수신호 영상 1만 개로 구성된다.
연구진은 이번에 구축한 DB가 향후 레벨4 기술 이상의 자율주행차에 필수 요소인 교통 수신호 인지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벨4는 운전자나 승객 조작 없이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자동차 스스로 주행 환경 모니터링과 돌발 상황 대응이 가능한 기술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구축한 DB를 적용한 자율주행차를 도로를 달리게 하는 데도 성공했다. 시연에 사용된 자율주행차에는 비전센서인 카메라 11대를 장착했는데 실제 주변 환경을 식별하고 주행 중 등장하는 경찰관의 수신호를 인식해 멈추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축적한 DB를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를 위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 포털(www.data.go.kr)에 공개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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