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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서해포격 날 日총리엔 “각하” …한미일 ‘이간질’

김정은, 서해포격 날 日총리엔 “각하” …한미일 ‘이간질’

Posted January. 08, 2024 08:14,   

Updated January. 08, 202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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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각하”라고 부르며 최소 12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일본 노토반도 대지진과 관련해 위로 전문을 보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일본 총리에 위로 전문을 보낸 건 처음이다. 이날은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완충구역에 200발 넘는 포탄을 퍼붓는 도발을 감행한 날이었다. 북한이 한국은 “민족, 동족이 아닌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무력도발 수위를 높이는 반면 일본에는 우호적 제스처를 취한 데 대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폭 강화된 한미일 3국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갈라치기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기시다 총리에게 “각하”라를 표현을 쓰면서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했다.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은 “(김 위원장의 위로 전문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 북-일 대화에 대해서는 답변을 삼가겠다”고 말했다고 일본 NHK가 보도했다.북한은 1995년 고베 대지진 때는 강성산 총리 명의로 일본 총리에 전문을 보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명의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에 위로문을 보냈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기시다 총리가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대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비치고 있고 실제 북한과 일본이 지난해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수차례 실무 접촉을 벌인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북-일 간 실무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했지만 기시다 총리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일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혀 온 만큼 북-일 간 물밑 접촉이 이어지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과거 한국과 대화를 거부하고 미국에 협상을 요구했던 ‘통미봉남’ 전략처럼 ‘통일봉남’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6일 서해 연평도 북서쪽 개머리 진지(황해도 강령군)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을 동원해 서해 완충구역에 포탄을 쐈다. 개머리 진지는 2010년 연평도 포격도발의 원점이고 연평도까지 거리가 불과 12km다.


고도예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