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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막혀 희망봉 경유… 수출기업들 “물류비 새 리스크”

수에즈 운하 막혀 희망봉 경유… 수출기업들 “물류비 새 리스크”

Posted January. 13, 2024 08:19,   

Updated January. 13, 202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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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이 12일(현지 시간) 예멘에서 후티 반군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시작하면서 중동 지역을 둘러싼 전운이 산업계에도 후폭풍을 미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해와 유럽을 잇는 길목인 수에즈운하는 국내 가전업계 전체 해상 운송량의 10%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럽에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현지 공장을 운영한다. LG전자는 이집트와 폴란드 공장을 두고 있다. 주로 한국과 중국, 동남아로부터 수에즈운하를 통해 부품을 조달한 뒤 현지에서 조립한다. 현대자동차·기아도 홍해를 통해 한국에서 완성차를 유럽 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다. 대체 항로인 희망봉을 경유하면서 이들 기업의 운송 거리는 약 40% 늘어나게 됐다.

글로벌 물류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5일 기준 1896.65로 치솟았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머스크가 처음 홍해 운항을 중단했던 지난해 12월 15일(1093.52)보다 73.4%나 급등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당시 물류대란으로 공급망이 교란됐던 것처럼 홍해발(發) 물류대란이 심화되면 경기 회복세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HMM은 앞서 10일 유럽 지중해 노선에 임시 선박 4척을 긴급 투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태가 악화되더라도 추가 선박 투입은 단기간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1∼3월) 컨테이너 운임 상승 및 일부 기업의 물류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유럽발 운임이 급등하면서 중동 지역 등에 투입되는 선박도 일부 재배치가 일어나는 등 운임 인상이 특정 노선에서만 국한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가 출렁이면서 에너지 불안도 산업계의 대형 변수가 됐다. 이날 주요 산유국들의 해상 진출로인 호르무즈해협까지 위험에 처하자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두바이유 등 3개 유종 모두 일제히 가격이 올랐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도입되는 원유 중 70%가량이 중동산이며, 그 대부분이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수출 비상대책반 회의를 열고 현재 기준 수출 물품 선적 및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도입은 정상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향후 사태를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수출 및 에너지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