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李圭敏특파원」 미국인들은 흔히 「진정한 삶은 은퇴와 함께 시작된다」고 말한다. 일과 자녀양육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인들은 「평안한 노후」를 위해 평생 열심히 일하고 저축한다. 「은퇴하기 위해 일한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일찍부터 은퇴이후 준비에 열심이다.
연금제도 등 사회복지제도도 잘 돼 있고 실버산업이 발달돼 있어 경제력만 있으면 마이애미주 등 기후좋고 경치좋은 곳에 있는 은퇴자촌에 입주해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모여 살며 여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뉴저지주 그크레스킬시에 사는 보브 밀러(64)는 4년전 은퇴했으나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연금과 정부가 은퇴자에게 지급하는 생활보조비를 합하면 퇴직 당시 수입의 약 70%가 되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다.
그는 아내와 자주 동네 골프장에 나가 골프를 하고 아내와 단 둘이서 매년 두차례 이상 여행을 한다.
은퇴했지만 평일에는 바쁘다. 아침 일찍 동네 초등학교 입구에서 등교하는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너도록 도와주는 자원봉사활동을 한다.
그 후에는 동네 시립도서관에 가 신문 잡지를 읽고 동네의 또래 노인들과 잡담을 하는 등으로 소일한다.
집에 돌아와서는 차고에 마련한 공작실에서 정교한 미니어처 등을 만들다 보면 하루가 간다.
그의 친구들도 비슷한 생활을 한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서 봉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은퇴자들이 모두 이들처럼 평범한 중류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젊은 시절 변변치 않은 직장을 가졌던 사람이나 은퇴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은 고단한 노후생활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