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백m의 대형 태극기탑이 최전방 마을의 분위기를 전하는 경기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마을. 10월 중순 주민 2명이 북한군에 억류됐다 돌아올 만큼 북녘땅과 맞붙어 있어 항상 긴장감이 도는 마을이다.
「자유의 마을」로 불리는 이 마을은 53년 군사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 남쪽 5백m지점에 형성됐다. 주민들은 전쟁 전 장단군 군내면 조산리 지역에 살다 전후 피란처에서 돌아온 30가구 1백60여명. 당시 주민들은 종전직후의 초긴장상태에서도 고향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조상대대로 이어온 벼농사를 다시 시작했다.
이후 이 마을은 남북간 체제경쟁이 극에 달했던 70년대 들어 큰 변화를 겪었다. 정부는 72년부터 79년까지 대성동을 대(對)북한 선전마을로 꾸미기 위해 1, 2차 대성동종합개발사업을 진행, 초가를 모두 현대식 개량양옥으로 바꿨다. 그동안 주민도 조금씩 늘어 현재 주민수는 51가구 2백27명. 주민들은 인근 40여만평 옥토에서 벼와 인삼 등을 재배, 가구당 연간 4천만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병역 납세의무를 면제받는 「특권」을 누린다. 그러나 최전선마을인 만큼 제약도 적지 않다. 외출했다가도 해지기 전에 돌아와야 하는 등 유엔군사령부소속 민정반의 통제에 따라야 하고 외지인과 결혼하는 여자는 이곳을 떠나야 한다.
〈파주〓선대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