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환경단체, 새만금 갯벌 공동조사 결과 발표

  • 입력 2000년 5월 8일 15시 44분


환경운동연합과 일본습지네트워크(JAWAN)는 8일 안국동 철학카페 '느티나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실시한 한·일 새만금 갯벌 공동조사 결과와 함께 '한·일 새만금 공동선언 2000'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한국정부는 제7차 람사협약에서 통과된 '조간대 습지(갯벌)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대한 결의안'을 지킬 의무가 있다"면서 새만금 간척사업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또한 "일본의 이사하야灣 방조제 수문도 즉각 개방되어 한다"고 주장하고 갯벌 보전을 위한 공동협력과 지원을 다짐했다.

환경연합 최열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의 갯벌은 시베리아와 호주를 이동하는 동아시아 물새 이동통로의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물새들의 생존과 생물종 다양성에 있어 지구적 차원에서 기여하고 있다"며 "양국 모두 대규모 갯벌 간척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지금, 갯벌보전을 위한 한국과 일본 NGO들의 공동협력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습지네트워크 야마시타 히로후미(山下弘文) 공동대표는 "한국의 새만금 갯벌은 방조사업을 시작하기 전 일본의 이사하야灣 갯벌과 생물분포나 어업방식이 매우 비슷하다"면서 "새만금 공동조사는 한국인들에게 일본 환경문제의 실상을 알리는 계기이자 일본이 한국에 행한 침략행위와 야만행위에 대해 사죄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공동협력의 의의를 밝혔다.

덧붙여 "일본의 이사하야灣 간척사업은 주민들의 삶과 주변 생태계를 죽음으로 몰고 간 '실패한 사업'인데도 새만금 간척사업의 홍보자료에 이사하야灣의 예가 인용되고 있다"며 "이사하야灣을 포함한 아리아케海 지역 어민들의 간척사업 반대운동이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운동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5월 1일부터 6일까지 엿새 동안 진행된 이번 '제1차 한일 갯벌 공동조사'에서는 새만금 갯벌일대의 저서생물, 조류, 갯벌문화 등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지역 저서생물의 80%가량이 일본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종으로 그 개체수는 30년 전 일본 큐슈지역 아리아케海 지역과 비슷한 수준이고 △일본 최대 관찰지역보다 4배나 많은 조류의 개체수가 관찰되었으며 △일본 어업방식과 유사한 어업형태가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일 갯벌 공동조사는 일본습지네트워크가 작년 1월 새만금 갯벌을 방문하면서 제안돼 11월 일본 갯벌 전문가와 습지보전운동가들이 사전조사를 마친 후 구체화되었다.

이들은 앞으로 3년간 지속적으로 새만금 공동조사를 실시, 조사내용을 2002년 스페인에서 개최될 제8차 람사협약 당사국 총회등 국제사회에 공개할 예정이다.

▽ 일본습지네트워크(JAWAN)는 어떤 단체? ▽

91년 5월 창립된 습지보전을 위한 일본시민단체들의 네트워크. 7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일본 국내 습지보전운동은 물론, 해외의 습지보전운동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인 야마시타씨는 72년 이사하야灣의 매립계획이 수립되었을 때부터 줄곧 갯벌매립반대운동을 벌여 왔으며 98년에는 골드만 환경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경희/동아닷컴 기자 kik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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