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LG전자,급한 불 껐지만 추세전환은 무리"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3시 38분


"급한 불을 껐지만 추세전환을 기대하긴 무리다."

LG전자가 필립스사로부터 16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한다는 발표를 앞두고 시장은 의외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전형적인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격언을 따르고 있다.

LG전자는 전일보다 500원(+3.57%) 상승한채 출발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적은 규모에다 CRT부문의 매각이후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1시 20분현재 종합주가지수가 전일보다 19.04포인트(+3.59 %) 상승하고 있지만 오히려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영일 동원경제연구소 전기전자업종 애널리스트는 "15억달러 정도면 '유동성 위기설'을 불식시킬 수 있지만 그렇다고 284%의 부채비율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즉 9월말현재 5조 74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상당규모 줄일 수 있지만 통합이전 수준인 172%를 충족시키킨 어렵다고 주장한다.

IMT-2000에 필요한 자금조달이 여전히 부담으로 남는다는 설명이다.

도철환 대우증권 전기전자업종 애널리스트도 이와 유사한 견해를 피력한다.

그는 "CRT매각과 상환우선주를 발행하더라도 통합이전의 재무안정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한다"고 24일 밝혔다.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CRT사업부문을 매각하다보니 성장성이 떨어지는 것도 주가반전을 어렵게 한다. 회사측은 IMT-2000등에 주력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가전제품을 제외하곤 차세대 주력품이 부족하다는게 애널리스트들의 일반적 견해다.

이번 외자유치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여전히 불신을 받고 있는 LG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도 주가상승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정재환 마이애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외자유치라는 호재는 그동안 이미 충분히 반영됐고 이제부터 지배구조 문제와 IMT-2000 자금조달 등이 향후 주가상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결국 증시전문가들은 "현재 주가는 외자유치라는 호재는 충분히 반영하고 있어 시장수익률을 초과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개진한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자구노력이 뒷따르지 않는다면 차익매물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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