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뉴스]영화배급사, 연말 특수 맞아 신경전

  • 입력 2000년 12월 17일 16시 32분


올 한해 치열한 배급경쟁을 펼쳤던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가 연말연시 또 한차례 배급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돼 향후 추이에 영화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는 올 겨울 흥행시즌에 대비해 6-7편씩의 승부작을 준비해 둔 상태에서 벌써부터 상영관 확보에 주력하는 등 사실상 물밑 기세 싸움에 나선 형국이다.

시네마서비스는 올해 배급전쟁에서 흥행작인 「공동경비구역 JSA」와 「글래디에이터」를 앞세워 한발짝 앞서간 CJ엔터테인먼트의 발목을 붙잡아 국내영화계의 최강자란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올겨울 들어 연인관객을 겨냥, 멜로물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데서도 이런 의도가 엿보인다.

시네마서비스는 지난 9일 멜로영화 「순애보」를 극장가에 내건데 이어 「불후의 명작」,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루」, 「선물」 등을 내년초까지 줄줄이 쏟아낼 계획이다.

특히 시네마서비스 측은 `올겨울 멜로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를 다진듯 멜로물 공세로 겨울철 관객유인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굳히고 극장잡기에 열성을 다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CJ엔터테인먼트측도 16일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클레이 애니메이션 「치킨 런」을 필두로 「자카르타」, 「눈물」, 「교도소 월드컵」등을 개봉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다만 한국영화사를 새로 쓴 「쉬리」의 경이적인 흥행기록 경신을 눈앞에 둔「공동경비구역 JSA」와 올여름 흥행대작인 「글래디에이터」를 배급함으로써 배급강자로서의 위상을 굳힌 CJ엔터테인먼트로서는 한층 느긋한 입장이다.

그러나 충무로를 좌우하는 양대축으로 자리를 굳힌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겨울철 배급전쟁의 성적표가 내년 배급의 향배와 직결돼 있다는 점을 의식한 때문인지 겉으로는 서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으나 내심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올해 치열한 흥행전을 벌였던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배급 라인업은 내년 충무로 판도를 가늠케 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이명조 기자]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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