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상은 함께하는 시민행동(공동대표 이필상)이 국민의 혈세가 심하게 낭비되는 예산낭비사례를 매달 하나씩 선정해 수상하는 것으로 지난 8월초 제정됐다.
이번이 다섯번째 수상이나 수상자에게 높이 20㎝ 둘레 50 ㎝ 크기의 실제 '밑빠진 독'을 소포로 전달하기는 처음이다.
이날 금융기관을 상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금감위는 독을 전달받고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라고 이 단체 관계자는 예상했다.
이번 수상은 금감위가 지난 18일 한빛·서울 등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된 6개 은행에 대한 예금보험공사의 추가 공적자금 지원요청 및 자본금 감소명령 부과조치를 내린데 따른 것.
시민행동은 “금감위의 이번 감자조치로 해당 6개 은행의 주식은 물론 98년 이후 정부가 이들 은행에 예금보험공사와 공공자금을 통해 각각 출자한 5조6000여억원과 7500억원 등 국민의 혈세 8조3000억원이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됐다”며 선정근거를 밝히고 "혈세를 휴지로 만든 금융감독위원회"라며 비난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금감위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추가 출자 예정인 7조5000억원 역시 손실로 돌아갈 가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행동 관계자는 “금감위는 그동안 더 이상의 감자는 없다고 수차례 공언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완전감자'조치를 취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게다가 금감위의 발표에는 소액주주들이 입은 1500억원대의 손실에 대한 보상대책이나 책임소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행동은 정부에 ▲금융기관의 부실규모와 공적자금 투입규모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 ▲공적자금 회수대책을 강구할 것 ▲금융구조조정정책 실패에 책임을 지고 현 경제팀은 퇴진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시민행동은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정부 및 해당은행 경영진에 대한 집단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설 예정이어서 금감위는 금융정책실패라는 비난을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희정/동아닷컴 기자 huib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