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소변 대변 정액의 샘플이 필요합니다.”
문진이 끝난 뒤 남편은 복도에서 부인에게 물었다.
“의사 선생이 뭐래?”
부인은 남편의 귀에 대고 이렇게 소리쳤다.
“당신 똥 오줌 묻은 팬티를 벗어 놓고 가래요.”
사람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아이로 돌아간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은 경우가 있다. 나이가 들면 대소변이 나오는 것을 느끼지 못해 기저귀를 차는 경우가 바로 그렇다. 특히 몸이 차갑고 대장 방광의 기능이 쉽게 떨어지는 소음인(小陰人) 체질인 노인들이 흔히 이런 증상을 보인다.
한방에서는 이를 ‘신기불고(腎氣不固)’라 해 시급히 치료해야할 증상으로 본다. 우선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따뜻한 손으로 배와 허리를 맛사지해도 좋지만 배꼽 주위에 뜸을 뜨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노인에게 뜸 요법은 하체의 경락을 자극해 양기를 북돋워주고 저항력도 키워준다. 뜸쑥은 꽃이 지기전 약쑥을 햇볕에 말려 오래 묵힌 것을 쓴다. 오래된 것일수록 향기가 좋고 효과가 뛰어나다.
배꼽에서 상하좌우로 5㎝ 가량 떨어진 부위에 뜸쑥을 올려놓고 향으로 불을 붙인 다음 뜨거워서 참기 힘들 때 핀셋으로 뜸쑥을 들어낸다. 하루 2, 3회 한달 가량 뜸을 뜨면 증세가 훨씬 좋아져 배변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또 팔미환(八味丸)이나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같은 처방을 쓰면 증상이 훨씬 좋아진다.
당장 약을 쓰기 여의치 않은 사람은 하수오 구기자 육계 등을 대추와 함께 끓여 마시면 좋다. 물 1ℓ에 이들 약재를 10g씩 넣고 약 20분 가량 끓여 마신다. 단, 한달 이상 마실 때는 반드시 한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은행 잣 굴 해삼 홍삼 등을 함께 먹으면 좋다. 이들 식품은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는 어린이가 자주 먹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02―766―2004
윤영석(춘원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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