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더스 우노필름의 무협액션물 「무사」를 비롯해 TTL 광고로 유명해진 임은경을 캐스팅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쿠앤필름의 「제노사이드」등 올해 개봉예정작들의 상당수가 5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들이다.
지금까지 국내영화 가운데 최대제작비를 들인 작품은 45억원씩을 투입한 「단적비연수」와 「리베라 메」2편이다.
따라서 신사년에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블록버스터 붐'은 과연 국내 영화환경이 이러한 대작들을 지속적으로 수용해나갈수 있는가를 가늠해보는 기회가 될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수십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들이 흥행에 참패했을 경우 제작사나 자금을 지원한 투자사 모두 엄청난 재정적 타격을 받기 때문에 대작의 흥행실패가 속출할 경우 국내 영화계의 `블록버스터 붐'은 자연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블록버스터'들이 다투어 `대박'을 터트릴 경우 대작경쟁이 한층 심화될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현지에서 100% 촬영을 마치고 오는 5월로 예정된 개봉 준비작업에 들어간 김성수 감독의 「무사」는 순제작비만 50억원을 상회한다.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하면 60억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
지난해 이렇다 할 흥행영화를 내놓지 못했던 싸이더스 우노필름의 의지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거짓말」로 지난해 영화계 안팎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선우 감독의 신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도 5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새해초 본격 촬영에 들어가는 이 영화는 튜브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다.
쿠앤필름이 기획중인 액션 스릴러물 「제노사이드」또한 빼놓을 수 없다. 올 여름께 촬영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진 이 영화도 50억원대 제작비 규모를 자랑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 중반께 개봉할 김태균 감독의 「화산고」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고 있으나 제작비 규모가 60억원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작비와 마케팅비를 합쳐 35억원 가량이 투입된 98년 최대의 화제작「쉬리」의 흥행대박으로 불이 붙은 한국영화의 `대작 경쟁' 풍속도는 충무로에 진출한 투자사 자금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도 여겨진다.
최근 한국영화의 해외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어서 이같은 블록버스터영화제작 붐은 해외 수출을 겨냥한 측면도 물론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이런 `블록버스터화 바람'에 대해서는 영화계 내에서도 긍정론과 부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충무로 제작자들은 "우리 영화의 규모가 커지면서 제작시스템이 강화되고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으나 영화의 규모만 키워 다양한 영화제작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명조 기자]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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