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이 감시대상인 공기업에 후원금을 요청한 사실이 밝혀져 궁지에 몰렸다. 2001년 '제1호 바이러스'가 바로 경실련이라는 매몰찬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석연 경실련 사무총장은 "이들 공기업은 예전부터 경실련을 후원해 온 곳"이며 "근거서류를 남기기위해 공문을 보내달라는 요청에 따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총장의 말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은것 같다. 일의 순서가 그렇다. 공기업에 정보공개를 요청한후, 얼마 지나지 않아 후원금 지원 공문을 보냈으니, 누가봐도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모 공기업 관계자는 "기관장의 판공비를 문제삼으면서 정부투자기관으로부터 후원금을 걷겠다는 것은 예산을 전용하라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냐" 고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시민단체들에게 각계의 후원금은 생명수와 같다. 후원금 받는 것을 죄악시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자신들의 감시활동과 관련된 단체나 기업들에게 후원금을 요청해서는 곤란하다. 괜히 긁어부스럼 만들어 '도덕성 시비'에 휘말릴 필요가 있는가?
시민단체의 생명은 '도덕성' 이다. 그걸 지켜나가지 못하면 시민단체가 설 자리는 없다.
최용석/동아닷컴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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