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고쳐보세요]부엌이 좁아 불편한데…

  • 입력 2001년 1월 10일 18시 47분


서울 강남의 42평형 아파트에 살던 오영희(45)씨는 지난 여름 지은 지 10년 된 31평짜리 도봉구 쌍문동 한양아파트로 이사왔다. 남편 사업이 기울어 집을 줄여야 했기 때문.

생활공간이 줄어들자 좁은 집은 가재도구와 짐으로 가득했다. 아무리 알뜰하게 활용하려 했지만 철 지난 옷을 더 이상 넣어둘 곳이 없을 정도. 무엇보다 그릇 몇 개만 꺼내면 꽉 차버리는 부엌이 문제다.

“집을 줄이니까 물건을 둘 수납공간이 부족한 게 큰 골칫거리입니다. 다섯 식구 식사준비를 하기에 부엌이 턱없이 좁아요. 수납공간은 물론, 부엌을 넓히고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간이식탁도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중학교 영어교사인 그가 동아일보와 리노플러스닷컴이 함께 하는 ‘주제가 있는 리노베이션 무료컨설팅’의 문을 두드렸다.

▽리노베이션 포인트〓오씨의 집은 요즘 아파트에 비해 부엌이 좁고 거실과의 사이에 벽까지 가로놓여 있다. 식탁은 거실쪽에 있다. 다섯식구가 함께 식사하는 날이 적은데도 쓰임새에 비해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 공간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다섯식구가 모여도 좁지 않은 식탁 마련방안을 모색했다. 조리공간도 넓혀야 한다.

▽부엌 확장〓우선 부엌과 거실을 나누는 벽을 철거하고 식탁이 놓인 공간의 일부까지 부엌을 넓힌다. 기존 벽을 대신해 확장한 부엌의 끝 부분에 가운데가 뚫린 가구를 새로 배치한다. 식탁과 부엌사이 한 켠에 사람이 드나들 통로를 남겨둔다. 거실과 부엌을 별도 공간으로 유지하면서도 답답하지 않고 수납공간까지 확보한 셈이다.

새로 설치한 가구의 뚫린 부분에 블라인드를 설치한는 것도 포인트. 블라인드를 내리면 부엌살림을 가릴 수 있고, 올리면 요리를 하면서 식구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넓어진 부엌에는 조리대를 설치해 수납공간을 늘린다.

▽인출식 식탁 설치〓새로 설치한 가구 사이에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도록 바퀴를 단 간이 식탁을 만든다. 거실쪽으로 당기는 정도에 따라 식탁, 접대용 탁자, 간이책상 등으로 쓸 수 있다. 쓰지 않을 때는 부엌으로 쑥 밀어넣어 거실을 넓고 깔끔하게 만든다.

▽베란다 이용〓베란다 바닥을 나무로 거실높이 만큼 높인다. 그 아래에 낮은 공간이 생기는데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을 차곡차곡 넣어두면 웬만한 서랍장 이상의 역할을 한다. 자주 쓰는 물건은 거실쪽 바닥에 넣어두면 된다. 쓰지 않는 물건들은 안방쪽 베란다를 이용한다.

▼수납공간 확장비용▼

구분다목적 가구 설치벽체철거베란다 수납
재료비가구 합판:44만원
도장용 래커:30만원
블라인드 및 철물:8만3000원
폐자재 반출(트럭1대):18만원온돌마루:27만원(평당 9만원)
합판:5만2000원
각재 및 기타:17만원
인건비운반비 포함 20만원14만원(1인당 7만원)20만원(1인당 10만원)
102만3000원32만원69만2000원

●전문가 한마디●

‘수납’은 더 이상 창고의 개념이 아니라 효율적 공간활용으로 거주자의 활동영역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오래된 집일수록 주거공간에 비해 수납공간이 부족하다. 수납공간을 만들 땐 우선 보관할 물건의 크기와 부피, 자주 쓰는 것과 아닌 것을 미리 계산해둬야 한다. 부피가 크고 잘 쓰지 않는 물건은 베란다 공간을 이용한다. 베란다 바닥을 나무박스로 높이고 그 안을 창고로 활용하는 것. 그 위에 방석을 놓아 소파처럼 이용할 수도 있다.

수납장 문짝을 불투명유리로 제작하면 더욱 넓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리노플러스닷컴 대표 서용식>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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