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뉴스]설연휴 극장가, 상차림 풍성

  • 입력 2001년 1월 17일 17시 51분


오는 23-25일 설연휴 기간에 골라 볼 수 있는 극장가 메뉴는 풍성하다. `엄동설한'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박'을 예고하고 있는 할리우드 대작에서부터홍콩 성룽(成龍)의 액션물, 로맨틱 코미디, 국내 멜로영화에 이르기까지 설 대목 극장가를 겨냥해 내걸렸거나 내걸릴 영화는 10여편에 이른다.

<국내영화>

△하루 = 고소영, 이성재가 주연을 맡아 관객의 눈물을 쥐어짜는 정통 멜로물. 천신만고끝에 임신에 성공한 부부가 무뇌증 태아를 갖게 됐다는 사실을 알고 모성애라는 큰 사랑에 눈을 뜬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객의 감성을 건드리는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지승 감독은 눈물을 짜내기 위해 철저하게 모든 것을 잘 꿰맞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고소영과 이성재 커플의 연기도 눈물샘을 자극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20일 개봉)

△눈물 = 임상수 감독의 디지털 영화로 가출한 두쌍의 10대 소년소녀들의 뒷골목 삶의 애환을 그리고 있다.10대들의 방황을 좇는 디지털 카메라의 흔들림이 스크린에 온전히 담겨 있다. 구로구 가리봉동의 단란주점이 배경이라고 한다.

임 감독은 실제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1년여간 가리봉동 `쪽방'을 얻어 생활했는가하면 길거리에서 선글라스 장사를 하기도 했단다. (20일 개봉)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박흥식 감독의 데뷔작. 늘 결혼을 꿈꾸는 33세의 은행원과 아름다운 사랑을 갈망하는 보습학원 강사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담았다. 사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를 잘 엮어 한편의 연애 성공기를 코믹하게 그려냈다는 평이다. 지난해 최고배우로 성장한 설경구와 전도연의 연기가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흐름이 다소 평이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13일 개봉)

<외국영화>

△버티칼 리미트 = 개봉첫주 폭설과 한파에도 불구하고 11만7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킨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해발 2만6천피트고도의 K2봉에서 펼쳐지는 조난, 구조 드라마다. 산더미같은 눈사태가 온통 스크린을 꽉 채우는 현란한 스펙터클이 무엇보다 최대의 볼거리로 꼽힌다. 생사의 기로에 처한 인간들의 내면 심리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13일 개봉)

△프루프 오브 라이프 = 테러범에게 남편을 빼앗긴 멕 라이언과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 인질협상가 로셀 크로 간의 애절한 사랑이 모티브다. 실제로 두 사람은 영화촬영 도중에 연인사이가 돼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글래디에이터」에서 호연한 로셀 크로가 남미 안데스 산맥의 가상국가 댐공사를 진행하다 반정부군에게 납치된 미국기업의 총감독을 구하기 위해 협상에 나서고, 멕 라이언은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남편의 납치에 애 태우다 인질협상가에게마음을 빼앗긴다는 설정이다. (20일 개봉)

△엑시덴탈 스파이 = 올해 마흔 여섯이나 된 중년 아저씨 성룽의 액션연기가 여전히 압권이다. 국내 여배우 김민이 잡지기자로 위장한 CIA요원으로 출연해 성룽과 연기호흡을 맞췄다. 제작비가 무려 32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성룽의 액션연기를 빼고 나면 다소 억지스런 전개가 흠으로 지적될 듯 하다. (20일 개봉)

△왓 위민 원트 = 여성의 속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한 남자의 `초능력'을 소재로 삼은 로맨틱 코미디. 멜 깁슨이 그런 신비한 능력을 갖게 된 광고기획자 역을 맡았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헬렌 헌트가 상대역을 연기한다. 신예 여성감독인 낸시 마이어스가 메가폰을 잡아 여성특유의 발랄함을 선보이고있다. (13일 개봉)

△미트 페어런츠 = 예비 장인과 사위간의 갈등과 긴장을 중심 축으로 한 로맨틱코미디다. 애인의 집에 가족 결혼식 하객 자격으로 처음으로 들른 한 남자가 장인될어른의 눈에 들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지만 사사건건 실수를 연발한다는 내용이다.

그런 사윗감이 마음에 들리 없는 전직 CIA 요원인 애인의 아버지는 첩보망까지동원해 사위될 청년의 뒷조사를 한다는 다소 우스꽝스런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13일 개봉)

△쿠스코? 쿠스코! =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중남미 나라의 거만한 황제 쿠스코가 온갖 황당무계한 일들을 겪으면서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 태어난다는 얘기가큰 줄거리다. 전형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달리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여 이채롭다. (13일개봉)

△야바 = 국내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선보이는 아프리카 영화다. 아프리카 토속인들의 일상을 통해 희노애락의 반복인 삶을 꾸밈없이 보여주고 있다. 버키나 파소출신의 이드리사 우에드 감독의 작품. (20일 개봉)

[연합뉴스=이명조 기자]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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