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국회가 13일 경제 교육부총리와 여성부를 신설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정부에 이송함에 따라 29일까지는 이를 공포해야 하는 만큼 공포 시점을 전후해 개정 정부조직법에 따른 보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입각을 노리는 인물들의 로비 움직임뿐만 아니라 이들에 대한 여권 핵심인사들의 탐문작업에 속도감이 느껴지는 것도 조기개각 기류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개각시기는 아직 유동적인 듯하다.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그러면 리듬이 깨진다”며 조기개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선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이 매듭지어지지 않아 개각을 단행하기가 부적절하고 ‘4대 개혁 후 개각’을 통해 국정쇄신의 리듬을 맞춰나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얘기였다.
자민련 고위관계자들도 같은 시각이다. 한 고위관계자는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른 문제는 필요한 조치만 취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재경부 및 교육부장관을 부총리로 격상하고 여성부장관을 임명하는 조치만 취하면 된다는 얘기였다.
한꺼번에 단행하든, 두 차례로 나누어 단행하든 개각 폭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연두회견에서 제시한 국정쇄신 방안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현재로서는 대폭적인 개각 외엔 뾰족한 분위기 쇄신 카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DJP 공조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도 대폭 개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이 연두회견에서 “보따리를 한꺼번에 다 풀어 보이라는 말이냐”며 개각에 관한 답변을 유보한 것도 대폭 개각을 시사한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설 연휴 민심 진단도 김대통령의 개각 구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